옷은 생필품이다! -유니클로 창업스토리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합니다. 영원할 것 같은 소수의 권력은 대중의 민심 앞에 서면 보잘 것 없는 것입니다. 이는 경영학에서도 마찬가지죠. 역사적으로 소수를 위한 브랜드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1890년대 자동차의 대중화에 성공한 포드 자동차의 ‘모델T’는 귀족을 위한 자동차 회사들을 역사 속의 기업으로 만들었으며, 1970년대 성장한 월마트는 시어스와 같은 백화점 기업들을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했습니다. 더욱이 불황의 시기와 맞물리게 된다면, 대중을 위한 기업은 태풍을 등에 업고 날아오르곤 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의 폐허를 재건하며 특유의 기술력과 섬세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한 일본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과 가전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힘없이 무너져 갔습니다. 

이후 유례없는 호황기를 거치며 일본기업의 가격파괴 정책은 더이상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열도 안에서 가격파괴를 무기로 신화를 이룬 기업이 있었으니,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바로 '유니클로'입니다.

“옷은 생필품이다.”라는 당연한 명제를 사업전략으로 내세운 유니클로는 1980년대 일본에서 대표적인 사양산업이었던 의류 사업에 뛰어들어 20년 만에 일본 최고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잃어버린 20년’의 침체에 빠져있을 때 유니클로는 나홀로 성장했으며, 2009년부터 일본 최고의 부자로 선정되어 온 야나이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란 평을 듣고 있습니다.

<출처 : 비즈니스포스트,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우리 기업은 원래 제 아버지가 양복 정장을 팔던 기성품점에서 출발했어요. 여기서 남성 캐주얼을 조금씩 팔기 시작했지요. 이것이 캐주얼 전문점으로 변했고, 캐주얼 체인점으로 진화한 겁니다. 처음엔 주로 교외 대로변에서 싼 캐주얼을 파는 평범한 체인점이었어요. 그러다 대로변만이 아니라 도심에서도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하라주쿠(한국의 홍대와 같은 젊은이들의 거리)에 매장을 만들어 진출했지요. 플리스(fleece) 선풍은 하라주쿠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1949년 야마구치현 우베에서 출생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와세다대 정치 경제학부를 졸업했습니다. 그의 부친은 1949년 3월부터 오고리 쇼지(Ogori Shoji)라는 남성복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죠. 대학을 졸업한 야나이 회장은 유통업체인 자스코(현재의 이온 리테일)에 입사했으나 9개월 만에 퇴사하고 부친의 회사에 입사 후, 1984년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양복점은 곧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매우 어려웠어요.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 야나이 다다시는 생존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흔히 의식주를 생활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옷은 유독 유행을 많이 타고 경기에 민감할까? 마트에서 음식을 파는 것처럼 옷을 팔수는 없을까?'

어느 정도 의류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알게 된 야나이는 1984년 히로시마 후쿠로마치에 유니클로 1호점인 '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이름의 유니섹스 캐주얼 의류매장을 열었어요. 값싸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였죠. 

<출처: 유니클로 홈페이지, 최초의 유니클로 in 히로시마>

유니클로 1호점은 학생들도 편하게 옷을 살 수 있게 아침 6시에 오픈했어요. 또한 손님들이 마음 편하게 옷을 고를 수 있도록 직원들은 옷을 정리하는 일만 하게 했죠. 유행을 타지 않는 티셔츠, 청바지, 속옷 등을 팔았기 때문에 10대~60대까지 누구나 유니클로를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유니클로는 매장을 늘려가기 시작했으며 지역에서 꽤나 유명한 의류매장이 됐습니다.

매장의 이름은 뒤에 “UNICLO”로 바뀌었으나, 1988년 한 직원이 잘못 기재한 “UNIQLO”가 오히려 반응이 좋자, 이 이름을 공식적인 브랜드로 사용했습니다. 

(출처) Hyde, Katherine. “Uniqlo: from Tykyo to New York to Global Brand”2007.4.26